[칼럼] 데이터 연결이 곧 경쟁력이다– 팔란티어의 미래 플랫폼 전략
트렌드에서 얻은 것 No.25
“과거를 연결하고, 미래를 실행하라.”
– 류용효
기업은 늘 데이터를 말한다. 그러나 정작 데이터를 연결해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를 만들어내는 기업은 드물다. 레거시 시스템으로 불리는 PLM, ERP, MES, CRM은 여전히 기업의 정보를 최일선에서 책임지고 있다. 팔란티어는 이 최일선의 정보로부터 디지털 스레드로 연결하듯이 ‘데이터 연결 기반 실행 플랫폼’을 제시한다.
이번 호에서는 팔란티어가 어떻게 온톨로지 개념으로 기업에게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기업의 실행력을 혁신하는지 살펴본다.
“가장 위험한 말은 ‘우리는 늘 이렇게 해 왔다’이다.”
– 그레이스 호퍼
문제 제기
레거시 시스템(PLM, ERP, MES, CRM)만으로는 불확실한 미래 대응이 불가능해지는 이유가 있다.
전통적인 기업 IT 시스템은 계획(plan) – 생산(do) – 분석(check) – 개선(action)의 순환을 지원하기 위해 발전해 왔다. 대표적인 것이 PLM(제품 수명주기 관리), ERP(전사적 자원 관리), MES(생산 실행 시스템), CRM(고객 관계 관리)이다. 이들 시스템은 각자의 목적에 맞게 기업의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하지만, 서로 연결되어 실시간 실행까지 이어지지는 않는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이는 마치 부서마다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것과 같다. 제품 설계 부서와 제조 부서가 서로 다른 시스템, 다른 데이터 구조, 다른 용어를 사용하면서 진정한 협업과 실행은 요원해진다.
데이터는 많은데 연결과 실행이 안 되는 기업의 현실에서, 많은 기업이 이미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하지만 축적된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의미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결국 ‘묵혀두는 데이터 자산’으로 남는다. 경영진은 “우리에겐 데이터가 충분하다”고 말하지만, 정작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즉각적 실행’은 불가능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팔란티어가 주목한 것은 바로 이 ‘연결되지 않은 데이터’, ‘실행되지 않는 인사이트’의 문제였다. 그리고 그 해법을 데이터 연결(data integration)과 실행 자동화(operational AI)에서 찾았다.
“데이터는 새로운 석유가 아니라 새로운 물이다.”
– 앤드류 응
팔란티어가 등장한 이유
팔란티어는 원래 정보기관과 국방을 위해 태어났다. 9·11 테러 이후 정부 기관 간 데이터 연결 부재가 위기의 원인 중 하나였음을 인식한 미국 정부는, 흩어진 데이터를 연결해 테러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원했다. 팔란티어는 이런 배경 속에서 데이터 통합과 분석, 실행의 기술을 고도화해 왔다.
이후 팔란티어는 정부기관을 넘어 기업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기업 역시 조직, 부서, 시스템 간 데이터 사일로에 갇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팔란티어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네 가지 플랫폼을 제시했다. 바로 고담(Gotham), 파운드리(Foundry), 아폴로(Apollo) 그리고 AI 실행 플랫폼 AIP(Artificial Intelligence Platform)다. 고담은 데이터 연결과 분석을 통해 위협을 식별하고 행동을 지원하는 국방/정보기관용 플랫폼이다. 파운드리는 기업 내부 시스템의 데이터를 연결해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산업/상업용 플랫폼이다. 아폴로는 이러한 플랫폼을 실시간 운영/배포/유지보수하는 클라우드 기반 운영 플랫폼이다. 그리고 AIP는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간의 개입 없이도 업무 실행을 자동화하는 차세대 AI 실행 플랫폼이다. 이처럼 팔란티어는 데이터의 ‘수집 – 해석 – 실행’ 전 과정을 아우르는 미래형 데이터 경영체계를 만들어 왔다.
▲ 팔란티어 기업 전략 맵(Map by 류용효) (클릭하면 큰 그림으로 볼 수 있습니다.)
챗GPT의 도움을 받아 팔란티어의 기업 전략 맵을 만들었다. 팔란티어는 독특한 철학과 기술을 바탕으로 빠르게 주목받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이 팔란티어가 정확히 무엇을 하는 기업인지, 기존 시스템과 어떻게 다르고 어떤 가치를 주는지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이에 팔란티어의 4대 플랫폼(고담, 파운드리, 아폴로, AIP)을 중심으로 팔란티어의 철학, 기술 구조, 실행 방식, 기존 레거시 시스템과의 연계 방안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시각화한 것이 바로 이 기업 전략 맵이다. 맵을 통해 팔란티어의 전략적 차별성을 이해하고, 자사 비즈니스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빠르게 검토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복잡함은 적의 무기다. 단순함은 우리의 방패다.”
– 에드워드 터플
핵심 전략 : 온톨로지 기반 경영 실행체계
기업의 ‘생각’을 ‘실행’으로 연결하는 과정에서, 팔란티어의 진정한 차별성은 단순한 데이터 분석이 아니다. 기업이 가진 데이터를 어떻게 경영 실행 체계로 연결할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는 데 있다. 이 핵심이 바로 온톨로지(ontology)다.
온톨로지는 데이터와 현실 세계를 연결하는 디지털 구조화 방법론이다. 쉽게 말해 기업의 모든 요소(제품, 설비, 공정, 사람, 조직, 규칙 등)를 개체, 속성, 관계, 규칙으로 구조화해 데이터를 살아 움직이는 경영 실행체계로 만드는 것이다.
개체(entity) : 제품, 부품, 고객, 공급업체, 직원, 설비 등 기업을 이루는 모든 요소
속성(attribute) : 각 개체의 성질과 특징(예 : 크기, 무게, 사양)
관계(relationship) : 개체 간의 연결과 상호작용(예 : 고객-주문, 제품-부품)
규칙(rule) : 업무를 실행하는 기준과 조건(예 : 승인 절차, 생산 순서)
온톨로지를 기반으로 하면 기업의 생각과 규칙을 데이터 위에 그대로 재현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모든 업무를 자동화하고 실행 가능한 시나리오로 전환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사고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실행력을 확장하는 것이다.”
– 사티아 나델라
AIP의 차별성
단순 AI가 아닌 업무 실행 중심 AI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로 볼 때, 팔란티어의 AIP는 단순한 AI 분석기가 아니다. 기업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온톨로지 기반으로 업무 실행 시나리오를 자동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재고가 부족할 때 구매요청을 올리고 승인 절차를 거쳐 발주까지 자동으로 처리하는 일, 고객의 불만 접수를 모니터링하고 품질 개선팀과 연결해 사후조치를 지시하는 일, 이 모든 실행을 사람의 개입 없이 시스템이 스스로 판단해 실행하도록 만드는 것이 AIP의 목표다.
팔란티어 AIP는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실행 능력을 제공한다.
실시간 데이터 연결 및 감시
경고 및 시뮬레이션 제시
최적의 실행 시나리오 자동 추천
정책에 따른 승인/실행 자동 처리
실행 내역 기록 및 학습 고도화
이런 실행력을 통해 기업은 데이터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즉시 실행하는 조직으로 변신할 수 있다.
“혁신은 과거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재설계하는 것이다.”
– 팀 브라운
레거시 시스템과의 통합 전략
PLM·ERP·MES 등 기존 시스템의 한계 극복 관점에서 볼 때, 팔란티어는 기존 IT 시스템을 대체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존 시스템과 연결해 진짜 가치를 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기존의 PLM은 제품 설계를 관리하고, ERP는 자원을 관리하며, MES는 생산 현장을 통제한다. 하지만 이들 시스템은 서로 고립되어 있고, 실시간 실행까지 연결되지 않는다. 팔란티어는 이들 시스템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결하고, 그 위에 온톨로지와 AIP를 얹어 ‘연결 – 해석 – 실행’을 하나로 엮는 경영 실행 체계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되면 기업은 기존 레거시 시스템의 한계를 넘어서 데이터 중심, 실행 중심 경영으로 전환할 수 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직접 만들어가는 것이다.”
– 앨런 케이
온톨로지 실전 적용 사례
팔란티어는 이미 글로벌 제조, 방산, 의료, 제약, 에너지 산업에서 수많은 사례를 쌓아 왔다.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은 기업이 있다.
현대중공업은 선박 설계부터 건조, 납품, 유지보수까지 모든 데이터를 온톨로지로 연결해, 복잡한 협력사 네트워크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시뮬레이션 기반으로 운영을 최적화한다. BMW는 차량 생산 과정의 부품, 공정, 품질 데이터를 연결해 생산 이상을 조기에 감지하고 공급망 리스크 대응 체계를 구축한다. 에어버스는 항공기의 설계 – 제조 – 정비 등 전체 과정을 온톨로지 기반으로 연결해 부품 이력 관리, 품질 관리, 유지보수 최적화를 실현한다. 이 외에도 수많은 하이테크 제조 기업이 제품 온톨로지, 공정 온톨로지, 고객 온톨로지, 공급망 온톨로지를 통해 실제 경영 성과를 높이고 있다.
“지식은 힘이 아니다. 실행되는 지식이 힘이다.”
– 데일 카네기
미래 전망과 기업의 선택
미래 경쟁력은 데이터 자산화 + 실행 자동화에 달렸다. 앞으로 기업의 경쟁력은 더 이상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다. 그 데이터를 얼마나 잘 연결하고,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실행하느냐에 달려 있다. 팔란티어는 데이터를 살아 있는 자산으로 만들고, 이 자산을 기반으로 실행 자동화까지 실현하는 미래형 경영 실행체계를 제시한다. 기업은 지금이야말로 “우리 데이터는 연결되어 있는가?”, “우리는 데이터를 실행까지 옮길 수 있는가?”를 진지하게 자문해야 할 시점이다.
“가장 위험한 말은 ‘우리는 늘 이렇게 해 왔다’이다.”
– 그레이스 호퍼
맺음말
팔란티어는 IT 설루션이 아닌 기업 경영 철학의 진화 도구이다. 팔란티어는 기업이 가진 데이터 경영 철학의 진화를 촉진하는 도구다. 과거의 방식을 고수할 것인가?, 연결과 실행 중심의 미래로 도약할 것인가? 앞으로 당신의 기업은 무엇을 연결하고, 무엇을 실행할 것인가?
■ 류용효
디원의 상무이며 페이스북 그룹 ‘컨셉맵연구소’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현업의 관점으로 컨설팅, 디자인 싱킹으로 기업 프로세스를 정리하는데 도움을 주며, 1장의 빅 사이즈로 콘셉트 맵을 만드는데 관심이 많다. (블로그)
■ 기사 내용은 PDF로도 제공됩니다.
작성일 : 2025-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