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비대면이 잠자고 있던 메타버스를 깨우다
트랜드에서 얻은 것 No.1
“IT 기술을 잘 모른다고 해도 누구나 IT 기술을 기반으로 세상이 아주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끼고 IT 서비스를 이용하며 살아갑니다.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으로 이어지는 변화의 다음은 무엇일까요?”
-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비대면이 잠자고 있던 메타버스를 깨우다
“기존에 있던 것 아닌가요?”, “그런 게 정말 가능한가요?”, “정말 기대가 됩니다.”, “두렵습니다.”
메타버스(metaverse)에 대한 반응이다. 2008년 이후 잠들어 있던 메타버스는 2020년 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하여 ‘비대면’이 부각되면서 오랜 잠에서 깨어났다. 그로 인해 각광을 받는 기업으로는 로블록스(Roblox)와 유니티 소프트웨어,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소니, 텐센트 뮤직, 알리바바가 떠오르고 있다.
그리고, 주요 메타버스 플랫폼/서비스로는 게임분야의 포트나이트(Fortnite), 로블록스, 모여봐요 동물의 숲 등과 함께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대학인 미네르바스쿨, 팬 커뮤니티 플랫폼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위버스(Weverse) 등이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에스파는 아바타와 버추얼의 개념을 혼합했고, 엔비디아의 옴니버스(Omniverse) 플랫폼은 가상 공장에서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빅테크 기업 중 메타버스 시대를 선제적으로 준비한 회사 중 하나로, 2020년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대신 제니맥스 미디어를 75억 달러(8조7300억 원)에 인수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한 제니맥스 미디어(ZeniMax Media)에는 글로벌 게임 개발사인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 베데스다 소프트웍스, 이드 소프트웨어, 제니맥스, 아케인, 탱고 게임웍스, 알파독, 라운드드 하우스 스튜디오 등 대형 자회사들이 포함돼 있다.
제니맥스의 VR 기술과 더불어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HoloLens)는 스마트폰이나 PC 연결 없이 몰입감 있는 혼합현실(MR)을 3D 홀로그램으로 구현하고 이를 사용자의 손동작이나 음성으로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게 해주는 기기이다. 고가인만큼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타깃으로 한 홀로렌즈는 인공지능(AI)이 내장된 지능형 엣지 디바이스로서, 애저(Azure) 클라우드를 통해 홀로그램으로 만든 작업내역을 구현했다.
“가상현실에서 사람을 만나고, 일하고, 돈까지 번다. SF 영화에서 보던 일들이 현실이 되고 있다. 인터넷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티타임즈TV
메타버스,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주목받는 개념이 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2020년 10월 5일 GTC 2020 기조연설에서 “지난 20년이 놀라운 세월이었다면 앞으로의 20년은 공상 과학이나 다름 없을 것”이라며 “메타버스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메타버스는 젠슨 황이 언급한 닐 스티븐슨의 SF 소설 ‘스노 크래시(1992)’에 처음 등장한다. 이 작품은 ‘아바타’가 처음 쓰인 소설이기도 하다. 소설 속 인간들은 가상 공간 메타버스에서 아바타가 돼 현실 세계에서와 마찬가지로 활동한다.
2003년 린든 랩의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는 3D 기반 인터넷 플랫폼이자 웹 2.0 세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등장했다. 그리고 데어닷컴(There.com), 웹킨즈(Webkinz) 등 다수의 가상세계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멀티버스의 시대로 성장하다가, 2008년 구글의 라이블리(Lively)가 출시 4개월만에 단명하였다. 그 후로 메타버스는 수면상태에 돌입하였다가 코로나19의 등장으로 비대면 시대를 맞이하여 긴 잠에서 깨어났다.
“인간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흥미/재미를 제공하는 뜨는 것들의 세상으로써 메타버스를 보여줍니다.”
- 강원대학교 김상균 교수(‘메타버스: 디지털 지구, 뜨는 것들의 세상’ 저자)
메타버스의 정의
메타버스는 ‘meta’에 세상을 뜻하는 ‘universe’의 ‘verse’를 붙인 말로 현실을 초월한 세상, 새로운 가상 세상이란 뜻이다. 그리고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전반적 측면에서 현실과 비현실 모두 공존할 수 있는 생활형·게임형 가상 세계라는 의미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미국전기전자학회에서는 ‘지각되는 가상세계와 연결된 영구적인 3차원 가상 공간들로 구성된 진보된 인터넷’이라 정의하였고, 비영리 기술 연구 단체인 ASF(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는 ‘가상적으로 향상된 물리적 현실과 물리적으로 영구적인 가상공간의 융합’이라고 정의하였다.
메타버스의 유형
메타버스는 4가지 유형으로 분류되는데, 증강현실, 라이프로깅, 거울세계, 가상세계로 나뉜다.
첫째,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은 현실공간에 2D 또는 3D로 표현되는 가상의 물체를 겹쳐 보이게 하면서 상호작용하는 환경으로, 거부감을 줄이면서 보다 높은 몰입감을 유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면, 화재로 전소된 남대문을 촬영한 후 디지털로 구축된 남대문을 중첩해 보여줄 수 있다.
둘째, 라이프로깅(Lifelogging)은 사물과 사람에 대한 일상적인 경험과 정보를 캡처하고 저장하고 묘사하는 기술이다. 사용자는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모든 순간을 텍스트, 영상, 사운드 등으로 캡처하고 그 내용을 서버에 저장/정리하고,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한다.
셋째, 거울세계(Mirror Worlds)는 실제 세계를 가능한 한 사실적으로, 있는 그대로 반영하되 ‘정보적으로 확장된’ 가상세계로 구축하는 것이다. 구글 어스(Google Earth)는 세계 전역의 위성사진을 모조리 수집하여 일정 주기로 사진을 업데이트하면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실세계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한다.
넷째, 가상세계 (Virtual Worlds)는 현실과 유사하거나 혹은 완전히 다른 대안적 세계를 디지털 데이터로 구축한다.
“메타버스는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새로운 경제 모델을 이룩하며, 기업의 새로운 마케팅 채널로 자리 잡을 것이다.”
-김상균 교수
메타버스 스터디맵
<그림 1>은 메타버스를 스터디하면서 만든 스터디맵이다. 현재진행형인 메타버스는 여전히 실험 중이라는 느낌이다. 메타버스의 부작용으로는 가상화폐의 현금화, 메타버스 내의 불법행위와 사법권, 가상세계 중독 등이 알려져 있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이 사라질 경우 트랜드로 남을 것인지 시들해질지는 아직은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가상의 세계가 다변화되고 있어서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림 1. 메타버스 스터디맵(by 류용효)
■ 류용효
디원에서 상무로 근무하고 있다. EF소나타, XG그랜저 등 자동차 시트설계업무를 시작으로 16년 동안 SGI, 지멘스, 오라클, PTC 등 글로벌 IT 회사를 거치면서 글로벌 비즈니스를 수행했으며, 다시 현장 중심의 플랫폼 기반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다.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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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1-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