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데이터의 구성과 활용 (12)
효율적인 이미지 활용을 위한 과제
지난 호에서는 필자의 그룹에서 개발한 이미지 프로세싱 소프트웨어인 픽맨(PicMan)을 활용하여 자연과학의 여러 분야의 다양한 이미지가 가지고 있는 각종 정보를 어떻게 보다 시각적으로 인식하기 좋은 이미지로 변환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보았다. 또한 이미지 데이터의 정량해석을 통한 객관화 사례를 소개하였다. 이미지 데이터는 중요한 정보원이라는 점과 보다 적극적인 이미지의 활용을 강조하였다.
이번 호에서는 1년간의 연재를 마무리하며 효율적인 이미지 활용을 위한 과제에 관하여 간단히 정리하고 앞으로의 이미지 프로세싱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활용방향에 관하여 제안한다.
■ 유우식 | 웨이퍼마스터스(WaferMasters)의 사장 겸 CTO 이다. 일본 교토대학 대학원과 미국 브라운대학교를 거쳐 미국 내 다수의 반도체 재료 및 생산설비분야 기업에서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재료, 공정, 물성, 소 재분석, 이미지 해석 및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한 연 구를 진행했다.
이메일 | woosik.yoo@wafermasters.com
홈페이지 | www.wafermasters.com
그림 1. 길이, 무게, 시간, 온도, 압력, 습도 측정에 관한 일러스트와 갈릴레오(Galileo) 온도계, 습도계, 압력계의 실물사진
1. 시각정보와 인식과정
인간은 여러가지 감각기관을 가지고 환경의 상태와 변화를 인식하며 적절한 반응과 대처법으로 생명활동을 한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의 다섯 가지 감각기관중에서도 가장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기관이 시각기관, 즉 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 1>은 기본 단위인 길이, 무게, 시간의 일러스트와 온도, 습도, 압력을 측정하는 측정기이다. <그림 2>에 표시된 다섯 가지 감각기관의 기능과 연계하여 우리 눈의 시각작용과 정보의 인식과정을 살펴보자.
우리의 눈은 밝고 어두움(명암), 가시광선 영역 내의 빛의 파장의 조합으로 색상(색도)을 감지할 뿐이다. 태어나고 자라면서 학습을 통하여 일정한 시각적인 패턴을 인식하게 되어 일상생활에서 여러가지 판단을 내리는데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문자와 기호는 사회생활의 약속이지만 서로 간의 정보 전달의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문자나 기호를 만드는 것은 시각적인 활동은 아니지만 인식하는 것은 시각작용의 결과이다. 나라마다 사용하는 문자나 기호가 다르지만 그것은 지역사회 내의 약속으로 지역사회간의 문화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다른 사회의 문자를 학습하여 활용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귀는 소리(공기의 진동세기와 변화속도)를 듣고, 압력을 느끼는 역할을 한다. 위험을 감지하기도 하고 평온함을 느끼게도 해준다. 음악은 청각의 즐거움을 활용한 예술분야라고 할 수 있다. 소리 (음색, 진폭 등)에 따라서는 멜로디, 화음, 불협화음, 잡음, 소음 등으로 느끼게 되며 이러한 기준도 문화와 전통의 차이에 따라 달라지고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달라진다. 코는 화학적인 자극을 냄새(향기 또는 악취)로 인식하여 생명현상에 활용하고 있다. 혀는 쓴맛, 신맛, 짠맛, 단맛의 4가지 맛을 감지하는 부분이 나뉘어져 있으나 섭취하는 음식 또는 혀에 닿는 물질의 화학적인 성질을 판별한다. 음식의 조리법을 통해서 혀의 여러 부분의 감각을 조화롭게 자극하여 미각을 즐기기도 한다. 식도락이라는 말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매운 맛, 떫은 맛 등은 맛이 아니라 화학적인 자극에 의한 통증을 그렇게 느낄 뿐이다. 피부는 단순히 촉각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기체, 액체, 고체와 접촉했을 때의 감각과 전달 속도 등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압력, 온도, 습도, 부드러움과 단단함 등의 여러가지 느낌을 얻게 되는 중요한 감각기관이다. 모든 감각기관은 피부로 덮여있어 다른 감각기관과 완전히 독립된 감각기관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편의상 독립된 감각기관으로 다루도록 하자.
눈을 통해서 들어온 시각적인 이미지로 과연 <그림 1>에 표시한 길이, 무게, 시간, 온도, 압력, 습도를 직접 느낄 수 있을까? 시각적인 이미지만으로 길이, 무게, 시간은 느낄 수 없을 것이다. 다만 눈을 덮고 있는 피부의 감촉 또는 자극으로 온도, 압력, 습도는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진정한 시각작용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그림 1>의 일러스트와 측정기의 이미지는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것은 사회적으로 약속된 기호와 단위 등의 학습된 판단기준과의 비교를 통해서 의식작용을 통한 이성적인 해석으로 얻게 되는 정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린 아이는 같은 이미지를 보아도 시각적인 자극 이외에 아무런 정보도 얻지 못할 것이다. 오직 학습과 의식작용에 의해서만 얻을 수 있는 정보라고 할 수 있다.
그림 2. 인간의 다섯 가지(시작, 청각, 후각, 미각, 촉각) 감각기관
작성일 : 2018-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