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 202x
책에서 얻은 것 No.8
“창조성은 아이디어가 충돌하면서 태어난다.”
- 도나텔라 베르사체(패션 디자이너)
DT 전략의 길 -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 프레임
오랜만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DT) 전략’의 끝판왕같은 책을 만났다. 글로벌 기업의 경영인(김종식 저자)과 경영학 교수(박민재 저자), 그리고 오랜 기간 대기업에서 비즈니스 컨설팅 경험을 쌓은 글로벌 IT 기업의 컨설팅 디렉터(양경란 저자) 3인이 쓴 책이다.
이 책의 특징은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 프레임을 제시하고 실제 회사에 적용한 케이스가 눈에 띈다. 단언컨대, 이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맥을 잡지 못해서 헤매는 일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저자들은 책에서 성공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으로 우선 DT 기술에 대한 정확한 인식, 효율적인 응용 역량(디지털 비즈니스 모델 프레임), 유연하고 건강한 조직문화를 최우선으로 꼽는다. 그리고 ‘기술’보다는 ‘비즈니스 모델’을 강조한다. 힘주어 강조하는 것은 “디지털 역량은 외부의 파트너들에게 의존하는 것보다 내부적으로 축적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의미와 전략은 생산성과 효율성을 획기적 높이는 역할을 위한 것이며, 한국은 제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로 이제 모든 기업은 디지털 생태계에 진입할 전략을 세워야 한다. 디지털 생태계가 점차 확대되면서 조만간 산업계 절반이 디지털 생태계에 포함될 것이다.
특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기업 문화를 위한 선행조건은 디지털 조직 문화 구축이며, 이를 위한 체크리스트는 기업의 조직원들과 조직의 문화, 최고경영자의 가고자 하는 방향 제시, 유연한 조직 문화, 빠른 결정, 제품과 서비스의 진화, 장기적인 안목과 의지에 바탕한 투자이다. 무엇보다 과거처럼 정해진 예산으로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해야 하며, 이런 것들을 극복하여 이루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결과는 생산성과 효율성 향상으로 보답할 것이다.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은 길고 힘든 여정이다. 특정한 기술을 적용해 구현하는 전환이 아니다. 조직의 최고 경영진의 인식 전환과 깊은 이해, 그리고 길고 복잡한 과정인 만큼 실험적이고 시행착오도 수반된다는 넓고 유연한 마인드 없이는 성공하기 어려운 과정이다.”
이 책은 다음의 6가지를 차별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HOW) 지속 경쟁력을 유지하는 방법
(분석)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 프레임으로 DT를 쉽고 명확하게 수행
(인트로) 성공 및 지속적 성과 위한 건강한 조직 문화 리더십 소개
(인사이트) DT 성공국가나 리더십의 역사
(기회, 위험) 국가들의 4차 산업혁명 전략
(미래) 변화될 직장의 모습
이 책을 책꽂이에 보관하면서 가끔씩 꺼내 참고하면 좋겠다. 자주 봐야 할 책 중에 하나이다. 기업이 고려해야 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이 정도의 깊이로 자세하게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 저자들의 경험과 사례연구가 돋보이는 책이다.
“어떤 지적인 바보도 사물을 더 크고, 더 복잡하며, 더 격렬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 반대편으로 나아가려면 약간의 천재성과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만약 당신이 어떤 것을 단순하게 설명할 수 없다면 당신은 그것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 프레임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를 분석하는 도구로 2010년 스위스의 알렉산더 오스터왈더가 발표한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가 많이 사용된다. 저자들은 사례 연구를 통해 이 시대의 혁신은 디지털 기술을 핵심 역량으로 하며, 이를 활용한 소프트웨어 시스템 및 플랫폼이 비즈니스 모델에 핵심이라는 사실을 확인하였다고 책에서 밝혔다.
하지만 저자들은 오스터왈더의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로 디지털 기술 역량을 핵심자원과 핵심활동의 블록으로 적용하기에는 디지털 역량 요소를 적절하게 표현하는데 있어 모호함과 혼재라는 문제를 발견하고, ‘핵심 디지털 역량’을 추가하여 10개의 블록으로 된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 을 통해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한다.
그림 1.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 프레임 가이드 (출처 :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필요한 이유는 “디지털 기술 접목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나 기회가 생기도록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디지털 변신과 변신을 전사적으로 추진하는 디지털 리더십이 절실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리더십은 부품 하나를 추가로 만드는데 증가하는 변동 원가비용이 증가하지 않는 세계로 발전되었으며,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은 선형이 아니라 기하급수적 변화의 속도, 사회 여러 분야의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현 시점은 3차 산업혁명과 4차 산업혁명의 과도기라고 볼 수 있으며, 아날로그의 바탕에 디지털 요소가 가미된 형태이다.
“모든 진보는 익숙하지 않은 영역에서 이뤄진다.”
- 마이클 존 보박
혁신의 주기를 통해 우리의 삶이 바뀌다
인구 1만명 당 로봇 밀도는 우리나라가 세계 1위라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일하던 사람들은 새로운 스킬을 요구하는 일을 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기업에서는 신기술을 갖춘 직원을 채용하여 업무를 이어나가야 하고, 더불어 시스템이 바뀌고 기존 직원에게는 구조조정이 일어난다. 디지털 혁신은 고객에게 편리성을, 기업에게는 생산성과 효율성을 가져다 준다.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의 고통을 감내하지 않으면 디지털 혁신은 일어날 수 없다. 역사는 ‘기술의 발전과 혁신의 진화는 우리의 복잡한 사정을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일깨워 준다. 글로벌 경쟁은 내 페이스로 달리는 마라톤이 아니다. 다카르 랠리처럼 사막 위에서의 자동차 경주와 비슷하다.
우리는 혁신의 주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니콜라이 콘드라티예프는 ‘경제 성장에는 주기적인 속성이 있다’고 하였고, 호황기/후퇴기/불황기/회복기를 거치며 50년 정도의 장기 파동이 발생한다고 했다. 다니엘 스미훌라는 산업혁명 이후 기술적 혁신의 주기를 상세분석 및 예측하였다. 조지프 슘페터는 기술적 변혁의 과정이 창조적 파괴라고 하면서, 혁신적인 기술은 기존의 기술보다 우월한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에 기존의 기술을 대체하게 된다고 하였다. 기술적 혁신이 경제발전에 기여한다는 의미이다.
변화의 중심에는 디지털 기술이 있다. 그 예를 들면, 부품/제품에 디지털 태그를 부착해 매장 신발 재고 파악에 활용하거나, 의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미국의 사망 원인 3위는 의사 과실인데, 이는 디지털로 극복할 수 있는 기회이다.), 축산업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캡슐을 이용한 동물의 건강상태 모니터링), 농업 자율주행 트랙터(농기계 비즈니스에서 농업 스마트 시스템으로) 등을 통해 삶과 비즈니스를 바꾸어 놓을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의 중심에는 ‘디지털 트윈’이 있다. 디지털 트윈은 NASA가 우주선을 쌍둥이로 만들어 문제점에 대한 원인과 이슈, 개선방안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되었는데, 디지털 기술을 등에 업고 제품과 서비스를 연결하는 기반이 되었다. 그리고 전체 수명주기 관리에 걸쳐 소중한 자산의 태생부터 폐기 시점까지 수명주기에 걸쳐 디지털 이력이 되고, 기록의 시스템, 운영의 시스템이 되었다.
“자신의 미래를 믿는 사람은 타인의 삶을 부러워하지 않아.”
- 메텔(‘은하철도 999’)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디지털 성숙 과정 중의 장애요인에는 전략 부재, 기술적인 스킬 부족, 리스크를 감내하는 기업가 정신 부족, 보안 문제, 우선순위가 너무 많음 등이 있는데, 그 중에 3가지를 꼽으라고 하면 전략부재, 기술적인 스킬부족, 보안이다. 볼보는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기존의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으로, ‘기술’보다는 ‘비즈니스 모델’로, 경쟁에 대한 전략적 사고를 통해 새롭게 거듭났다.
볼보는 차량을 친구나 가족들과 키 없이 휴대폰으로 공유, 차량까지 쇼핑한 상품들을 안전하게 키 없이 배달하거나, 자동차가 모바일 핫스팟의 기능을 수행하여 항상 원하는 정보와 연결되는 (connected) 기능을 DT 핵심 기능으로 추진하였다. ‘볼보온콜(Volvo on Call)’이란 서비스를 통해 핵심 파트너와 함께 디지털 키 서비스(아마존), 차 안으로 배달(in-car delivery), 공유, 배달, 연결 과정을 키 없이 스마트폰으로 동작하는 등 성공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였다.
미쉐린(Michelin)은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 프레임에서 가치제안, 고객관계, 핵심자원, 핵심 활동, 핵심 파트너, 수익흐름에 집중하여 타이어 관리 노력 경감 및 연료 절감을 통해 이익 증대와 관리에서 오는 스트레스 경감을 통한 가치를 확대하고 있다.
할리 데이비슨(Harley Davision)은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 프레임에서 고객 세그먼트, 가치 제안, 마케팅 채널, 고객 관리, 핵심 자원, 핵심 활동, 핵심 파트너등에 집중하였다. 기능적 가치로는 좋은 품질, 다양성을 감성적 가치로는 미적요소, 즐거움, 매력, 남성다움의 이미지 등의 가치를 확대하고 있다.
책에는 다양한 사례와 디지털 비즈니스모델 프레임을 통해 분석한 내용들이 있으니 참조하면 좋을 것 같고, 도움이 될 만한 주요 내용을 모아서 <그림 2>와 같이 한 장의 서평 맵으로 만들었다.
그림 2.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 프레임 가이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 서평 맵(by 류용효)
한 장의 서평 맵으로 전부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 프레임 가이드를 통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확실히 수립할 수 있는 기틀은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진짜로 시작할 때이다.
“더는 못그리겠다는 마음의 소리가 들려도 무조건 계속 그려보라. 그러면 이내 그 목소리는 들리지 않게 된다.”
- 빈센트 반 고흐
2021년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실천의 해
화가 살바도르 달리는 “완벽을 두려워하지 마라. 어차피 완벽할 수는 없을 테니까”라고 했다. 그리고 빈센트 반 고흐는 “더는 못그리겠다는 마음의 소리가 들려도 무조건 계속 그려보라. 그러면 이내 그 목소리는 들리지 않게 된다”고 했다. 조지 버나드 쇼는 “사람들은 존재하는 것 만을 보고 ‘왜 그럴까’ 생각하지만, 나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꿈꾸고 ‘왜 그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리고 광고계의 거장 레오 버넷은 “모든 인생에 대한 호기심이 위대한 창조자들의 비밀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들은 그 시대의 변화를 먼저 체험한 사람들이다. 그 중에 고흐의 말이 더 마음에 새겨진다. 계속 그려보라. ‘못그리겠다’라는 말이 들리지 않을 때까지… 2021년을 시작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멘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류용효
디원에서 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EF소나타, XG그랜저 등 자동차 시트설계 업무를 시작으로 16년 동안 SGI, 지멘스, 오라클, PTC 등 글로벌 IT 회사를 거치면서 글로벌 비즈니스를 수행했으며, 다시 현장 중심의 엔지니어링 서비스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있다. (블로그)
기사 내용은 PDF로도 제공됩니다.
작성일 : 2020-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