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호영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주조 해석의 이해와 동향
황호영 박사는 고등학교 <주조설계> 교재를 공동 저술하였고,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스마트액상성형부문 소속으로, 주조공정 해석 소프트웨어를 국내 최초로 공동 개발하였으며 현재까지 중소기업에 보급하고 있다. 국내외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주조공정해석 기술의 중요성’에 대한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로 인재 양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주요 연구분야는 주조공정 해석 기술개발과 인공지능 기반 공정 최적화 연구 등이다.
주조 해석이란 무엇인가.
주조는 용탕(금속을 로(도가니)에서 용해한 액상 금속)을 불투명한 주형(Mold)에 부어서 형상을 만드는 공정이다.
주조공정 해석은 컴퓨터에서 주조 과정을 분석(제품의 어떤 부분이 먼저 용탕이 충전되는지, 가장 마지막에 충전되는 부분은 어디인지, 충전 과정동안 액상 금속의 온도가 얼마나 내려가는지, 원하는 형상(제품)을 만들기 위해 형틀 내부에 비어 있는 부분의 공기가 원활하게 배출되는지, 제품의 어떤 부분으로 용탕을 공급하는 것이 좋은지 등)하는 목적으로 사용한다. 금속은 재용해 하여 다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요즘 환경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 플라스틱과 달리 재활용(Recycle)에 유리하다.
주조는 수천 년 전부터 장신구, 종, 동상, 무기 등의 제조에 사용되어 왔지만 아직까지 결함이 없는 제품을 만들기가 까다로운 공정이다.
액상 금속은 온도가 높을수록 부피가 커지고 액체에서 고체로 바뀌는 응고과정에서 부피 수축을 한다. 만들고 싶은 형상의 치수로 형틀(주형)을 만들면 응고가 끝나고 수축 때문에 원하는 치수 보다 작은 제품이 만들어지게 된다.
따라서 수축될 정도를 미리 예상하여 조금 크게 만들고 후가공을 통해 정확한 치수로 만들어야 한다. 또한 응고 과정에서 액상 금속보다 낮은 온도에 있는 주형과 접촉하고 있는 제품의 외곽에서 먼저 응고되고 두께가 두꺼운 부분이 늦게 응고되면서 이 두꺼운 부분에서 수축 결함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금속의 조직이 겉 표면과 중앙부에서 다른 조직이 생성되고 제품의 기계적 특성(경도, 인장강도, 항복강도, 연신율 등)이 제품의 표면과 두꺼운 부분이 다르게 만들어진다.
이러한 제품에 원하지 않는 오류(결함)가 발생하지 않게 하려면 컴퓨터로 주조공정을 해석하고 주조방안(용탕을 공급하기 위한 경로(탕도)와 수축될 부피를 보급해 줄 압탕(Riser), 공동부(Cavity)의 공기를 원활하게 배출할 벤트(Vent)를 어디에 설치할지, 제품을 만들고 나서 변형을 가장 적게 만들지 등)을 빠르게 변경하면서 가장 좋은 주조방안을 찾는 목적으로 활용한다.
모래 또는 금속으로 형틀은 제작하고 용탕을 만들어 주입하여 제품을 만들고 제품을 절단하거나 표면의 결함을 확인하고 결함이 있을 경우 다시 주형을 만들고 결함이 없을 때까지 반복하는 것은 아주 많은 시간과 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컴퓨터를 이용한 주조공정해석으로 사전에 결함이 발생할 위험을 최소화한 다음 그 주조방안으로 제품을 실제 주조하여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주조를 하고 있는 기업에서는 주조공정 해석이 필수적인 도구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제품의 생산을 발주하는 기업이 생산할 기업으로부터 주조방안과 주조공정 해석 결과를 요구하고 좋은 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해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진 주조방안으로 생산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주조 해석은 주로 어떠한 분야에서 응용되는가.
주조 해석은 금속을 용해하여 형틀에 부어서 형상을 만드는 모든 주조(Casting) 공정에서 사용될 수 있다.
주조공정은 크게 분류하면 모래로 형틀을 만드는 사형주조와 금속으로 형틀을 만드는 금형 주조로 분류할 수 있고, 용융하여 주입하는 금속의 종류에 따라 철계(주철, 주강)와 비철계(Al, 마그네슘(Mg), 동(Cu) 등) 주조로 나눌 수 있다. 또 용탕을 금형에 주입할 때 중력에 의해 주입하는 중력주조와 용탕에 압력을 가하는 고압주조, 저압주조, 진공주조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주조는 자동차, 조선, 중공업, 전기·전자 부품의 생산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부품은 육면체, 원기둥으로 만들고 기계 가공을 이용하여 만들 수 있지만 저렴하게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정인 주조를 이용하면 대량으로 동일한 형상을 만들 수 있어서 많이 활용되어 왔다.
컴퓨터의 CPU 연산속도 향상과 RAM 메모리의 증가와 전산유체해석(Computational Fluid Dynamics) 기술의 발달로 현장의 주조공정을 해석하는 기술도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실제 주조현장의 거의 모든 주조공정을 컴퓨터로 해석을 할 수 있도록 주조공정 해석 기술도 발전하였다.
주조 해석을 하게 되면 어떠한 이점이 있는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주조 초기에는 시행착오를 통해 제품에서 발생하는 결함을 제거하는 활동을 하였다. 즉, 비슷한 형상을 만들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먼저 형틀을 만들고 제품을 주조하여 평가를 하고 결함이 있을 경우 형틀 또는 주조방안을 변경하면서 양산에 적합한 주조방안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여 왔다.
하지만 산업화 초기의 대량생산이 아니라 최근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할 때는 이런 시행착오적인 방식의 작업을 고수하면 좋은 방안을 찾을 때까지 손실이 많이 생길 수 있다.
이럴 때 컴퓨터로 가상공간에서 미리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최적의 제품을 생산할 방안을 찾은 다음 제품을 생산할 때 가장 불량이 작고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주조방안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고 실제 주형을 제작하여 생산하는 것이 개발기간도 단축할 수 있고 제품 개발 비용을 최소화하는 과학적인 방법이다.
최근 주조 해석과 관련한 해석 분야의 트렌드는 어떠한가.
주조를 주된 업무로 하는 기업은 사람들에게 3D 업종으로 인식이 되면서 현장에서 근무할 젊은 인력을 구하기 어렵고, 현장 엔지니어들도 본인의 경험(암묵지)을 후세대에 이전하기를 꺼려하는 경향(본인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기술을 공유하기 기피하는)이 있어서 이들이 가지고 있는 암묵지를 형식지로 만드는 노력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
즉, 사람의 경험을 토대로 주조방안을 설계하는 과정을 컴퓨터상에 가상의 전문가를 만들고 그 전문가가 기존의 기업에 축적된 방안을 검토하고 최적화하는 연구들이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컴퓨터가 제품의 형상(크기, 두께 등)을 인식하고 자동으로 용탕이 제품으로 흘러 들어가는 경로를 설계하거나 수축이 발생할 위험 위치에 압탕(Riser), 칠(Chill)을 추가하거나 방안의 크기와 위치를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자동 주조방안 설계 기술이 개발되어 일부 공정의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주조공정 해석에서 결함이 발생할 것인지를 예측하는 결함예측인자도 많이 개발되고 있으며 아주 큰 결함만이 아니라 작은 결함(미세 수축공)의 발생을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주조공정 해석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주조현장에서 취득된 센서 정보(온도, 압력, 속도, 시간, 진동 등)를 분석하고 불량과 연계하여 어떤 공정조건에서 가장 불량이 낮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지 공정조건을 최적화하는 연구들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실제로 좋은 성과를 냈다는 보고도 많이 있다.
전산유체해석을 이용하지 않고 비슷한 형상의 용탕 충전과정을 인공지능이 분석하고 용탕 충전과정을 예측해 주는 기술도 최근에 많은 국가에서 개발되고 있다.
주조 해석 관련 향후 전망은 어떠한가?
몇 개의 대기업이 주조공정해석 소프트웨어를 인수하여 제품의 모델링부터 각종 주조 공정별 해석과 주조 불량을 예측하고 주조 방안을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해석의 정확도도 많이 향상되고 있다.
하지만 비싼 가격으로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매년 구입가격의 20~30%의 라이선스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신제품 개발 및 불량률 감소에 가끔 활용하는 중소기업은 소프트웨어 구입 및 유지보수 비용이 부담이 될 수 있다.
꼭 필요하지만 활용할 주조공정 해석을 담당할 젊은 엔지니어를 확보하기 어렵고, 유지 보수에 부담이 큰 중소기업은 활용을 하고 싶지만 활용할 수 없게 되었다. 최근의 자동차 산업이 전통의 내연기관에서 전기/수소차로의 급변으로 내연기관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던 기업은 빨리 생산 품목을 변경하여야 하는 위기 환경에 놓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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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2-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