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미래를 만드는 인맥, 가치 인맥 그리고 루나 소사이어티
디지털 지식전문가 조형식의 지식마당
인맥의 허상에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지 마라.
자기계발서 중에 인맥을 강조하는 책들이 아주 많다. 사실 인맥이라는 것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공통점은 시간과 노력과 비용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회생활에서 일하면서 만든 인맥은 Net-Work 인맥이다. 이 인맥은 당신의 현재 타이틀이 없어지면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한때 브릿지 피플이 유행한 적이 있다. 이런 인맥은 한 번 도움을 받으면 한 번 도움을 줘야 하는 Net-Broker 인맥이다. 같은 비전이나 취미나 열정으로 모이는 인맥은 Net-World 인맥이다. 요즘 많이 선호하는 인맥이지만 미래 가치를 창출하기 어렵다.
가수이며 연예기획자인 박진영은 젊은 연습생들에게 인맥을 만드는데 시간을 많이 쓰지 말라고 조언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 사회에서 인맥을 쌓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결국 사람들은 다 이기적이기 때문에 서로 필요할 때는 도와준다. 인맥을 만드는 것보다 자신의 실력과 몸을 관리하는데 시간을 우선적으로 쓰는 것이 좋으며, 짧게 보면 인맥이 도움되지만 길게 보면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자신 있게 인맥을 쌓으려고 술자리에 가거나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들과 어울려서 시간을 소비하지 말라고 말한다. 참 놀라운 인사이트이다. 인맥은 당신을 지켜줄 수 없다. 당신의 실력과 몸관리만이 당신의 지위를 지켜줄 수 있다.
인생을 살면서 세 가지 종류의 친구와 인맥을 만나게 된다.
첫 번째 친구는 운명적으로 만난 친구이다. 동네 친구, 어린 시절 친구, 학교 친구, 군대 친구, 입사 동기 등 성장 과정에서 만난 친구와 인맥이다.(Fate friends, Net-Fate) 이런 친구는 수십 년 만에 만나면 그 때로 돌아간다. 주로 비슷한 거주 지역에서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이다.
두 번째는 이해관계나 사업 등 업무로 만나는 친구와 인맥이다.(Social friends, Net-Work) 인생의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고 비슷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친구들이며, 경쟁자이고 협력자이다. 회사를 퇴사하거나 이해관계가 없으면 멀어진다.
세 번째는 비전을 공유하는 친구들과 인맥이다.(Vision friends, Net-World) 사회봉사나 취미나 가치관이 같은 친구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나이와 학연 지연 혈연과 관계 없이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의 가치관은 잘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래 같이 할 수 있는 친구이다. 꿈을 공유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친구이다.
옛날에는 평생에 아주 친한 친구들은 세 가지를 같이 가지고 있었다. 같은 동네에서 같이 자라서 비슷한 지역 학교를 다니고 비슷한 꿈을 가지고 회사에 들어갔지만, 요즘은 동네친구도 없고 이사도 많이 다녀서 거의 불가능하다. 첫 번째 종류의 인맥(Net-Fate)은 만나면 반갑지만, 계속 만나면 항상 같은 옛날 이야기를 한다. 처음에는 과거의 순수한 시간으로 돌아가서 즐겁지만, 매일 만나면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 두 번째 종류의 인맥(Net-Work)도 일하며 만나서 일이 없으면 서먹하다. 선후배가 만나도 이제는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서로 이해관계로 모여서 그런 이해 관계가 없으면 동기부여가 사라진다. 세 번째 종류의 인맥 (Net-World)은 비전과 취미나 가치관을 공유하지만, 시간과 비용을 소비할 뿐 생산적이지 않다.
새로운 미래 인맥인 가치 인맥을 찾아라.
네 번째의 새로운 인맥 가치 인맥(Net-Value)은 자신의 전문분야와 미래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맥이다. 단지 만나서 과거의 이야기를 자랑하는 모임도 아니고, 서로의 이익 때문에 만난 인맥도 아니며, 시간과 비용만을 소비하는 취미 모임도 아닌, 미래의 가치를 만드는 인맥이다. 이런 인맥의 한 예가 있다. 그것은 후에 역사학자들로부터 ‘루나 소사이어티’라고 불렀던 모임이다.
그림 1. 버밍엄의 루나 소사이어티 주요 회원들(출처 : '만월회에서 실리콘밸리까지: 혁신과 연구자들의 문화', SlideShare)
1760년대 후반, 영국 버밍엄 교외의 한 저택에서는 매달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남자들의 모임이 있었다. 사람들은 이들을 루나 소사이어티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보름달이 뜨는 날 모인다고 해서 그렇게 불렀는데, 그들이 보름날에 모인 것은 당시에 가로등이 없어서 밤늦게 돌아가려면 달빛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1765년에 영국에서 작가, 의사, 발명가인 에라스무스 다원(Erasmus Darwin)에 의해 역사적인 모임이 결성되었다고 한다. 이 사람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진화론’의 주인공 찰스 다윈의 할아버지이다.
그 멤버로는 증기기관을 발명한 제임스 와트(James Watt), 산소를 발견한 화학자인 조셉 프리스틀리(Joseph Priestley), 도자기 사업가인 조사이어 웨지우드(Josiah Wedgwood), 기업가이면서 부자인 매튜 볼턴(Matthew Boulton) 등이 있다. 매번 모일 때마다 ‘루나맨’을 선정해서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 발표하고 함께 토론했다고 한다. 그 주제는 경계가 없어서 새로운 가치를 탄생할 수 있는 기초가 되었다.
이 모임을 주최한 사람은 영국 산업혁명을 시작한 기업인 매튜 볼턴이다. 그는 제임스 와트를 발굴해서 연구실을 만들어주고, 루나 소사이어티에도 같이 참석하게 만든 사람이다. 그는 1759년에 영국의 버밍엄 북쪽에 있는 소호(Soho)에 최초의 현대식 공장을 지었다. 현재 우리 경제 활동의 핵심인 근대 제조업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루나 소사이어티는 영국 산업혁명의 시발점이라고 해도 지나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일을 바르게 처리하는 방법은 한 가지뿐이지만, 일을 바르게 보는데도 한 가지 방법뿐이다. 곧 일 전체를 보는 것이다.”
- 존 러스킨
조형식
항공 유체해석(CFD) 엔지니어로 출발하여 프로젝트 관리자 및 컨설턴트를 걸쳐서 디지털 지식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디지털지식연구소 대표와 인더스트리 4.0, MES 강의, 캐드앤그래픽스 CNG 지식교육 방송 사회자 및 컬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보잉, 삼성항공우주연구소, 한국항공(KAI), 지멘스에서 근무했다. 저서로는 ‘PLM 지식’, ‘서비스공학’, ‘스마트 엔지니어링’, ‘MES’, ‘인더스트리 4.0’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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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1-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