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컴퍼니] 머티리얼라이즈 윌프리드 반크란 의장
3D 프린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성장 기회를 만들 것
머티리얼라이즈의 윌프리드 반크란 이사회 의장이 국내 적층제조(AM) 동향을 파악하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3D 프린팅 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방한했다. 반크란 의장은 3D 프린팅의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면서, 제조산업에서 3D 프린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 정수진 편집장
▲ 머티리얼라이즈 윌프리드 반크란 이사회 의장
3D 프린팅 시장의 최근 동향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지역별로 3D 프린팅에 대한 믿음에 편차가 있는 것 같다. 미국, 유럽, 중국 등에서는 적층제조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강한 편인데, 상대적으로 한국에서는 다소 회의적인 시각도 있어 보인다.
여기에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중 하나로 미디어 등에서 과도한 기대를 불러일으킨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이번에 한국 기업 및 기관과 만남을 가지면서 3D 프린팅에 대한 기대와 실제 구현 수준 사이에서 실망하는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GE가 터빈 블레이드 제작에 3D 프린팅을 사용한 것이 이미 오래 전 일인데, 그 후에 이른바 ‘킬러 앱’이 안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는 계속 새로운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스페이스 X, 블루 오리진, 버진 갤럭틱 등 민간 우주기업은 로켓 제작에 3D 프린팅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롤스로이스는 3D 프린팅 터빈 블레이드를 상용화했다. 의료기기산업에서는 새롭게 개발되는 부품과 제품에 메탈 3D 프린팅을 적용해 양산을 진행 중이다. 헬스케어 산업은 덴탈, 정형, CMF, CT 스캐너 등 의료기기와 같은 분야에서 장비와 부품을 3D 프린팅으로 제작한다.
제조산업에서는 생산라인이나 반도체 장비 등에 3D 프린팅이 쓰인다. 소비자 전자제품 산업에서는 중국 업체의 폴더폰 힌지 부품에 3D 프린팅을 적용했는데, 백만 단위의 양산을 실현하면서 새로운 설계로 폴더폰의 두께를 줄였다. 이외에도 수술 로봇이나 휴머노이드 로봇, 건축 등 산업에서도 3D 프린팅이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3D 프린팅 기술은 꾸준히 진화하고 있으며, 기존의 제조방식으로 돌아가는 대신 새로운 제조기술로 3D 프린팅이 자리를 잡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사례가 등장해 제조산업에서 적층제조의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새로운 시장과 성장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3D 프린팅의 향후 성장 기회는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 수 있다고 보는지
3D 프린팅을 잘 활용하려면 기존의 제품을 대체하는 데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제품 개발에 3D 프린팅을 쓸 수 있어야 한다. 플라스틱이 개발된 후 이전에 없었던 새 제품이 다양하게 등장해 우리의 삶을 향상시켰다. 그리고 인터넷 역시 새로운 서비스로 삶을 개선할 수 있었다. 이처럼 3D 프린팅을 기존의 제품 개발과 제작에만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새로운 제품과 카테고리를 만들려면 이를 위한 산업 인프라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로켓 산업은 3D 프린팅을 통해 가격을 낮추고 민간 상용화를 실현할 수 있었다. 의료 산업에서는 개인화된 맞춤 제품 개발에 3D 프린팅을 활용한다.
한국에서 느낀 이슈 중 하나는 인증 및 표준화에 관한 것이다. 기업에서는 표준화 기준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확장성에 한계가 있지 않나 하는 의문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이에 대한 해결방법을 찾고 있다. 한국 기업이 혁신을 주도하려면 권위 있는 기관과 함께 문제 해결 노력을 기울이면서, 정부에 대해서도 주도적으로 제의해 표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한국은 3D 프린팅에 많은 예산을 투입한 국가 중 하나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투자가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는 다른 이야기이다. 예산 투자가 효과적이기 않으면 실제 제조 분야의 사례가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 장비와 재료에 대한 투자는 줄이고, 대신 디자인 역량과 인사이트 발굴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헬스케어 분야의 예를 들어 보면, 새로운 3D 프린팅 디바이스의 출발점은 디지털 정보이다. 디지털 엔지니어링과 최적화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3D 프린팅 제조를 하면 환자에게 더 유용하면서 과학적으로 입증된 솔루션을 얻을 수 있다.
유럽에서는 3D 스캔 데이터를 바탕으로 3D 프린팅 제조한 신발 안창(insole)이 환자에게 도움이 되면서 내구성이 높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3D 프린팅 안창이 구입 가격은 비싸지만 환자의 건강에 도움이 되면서 친환경적이라면 더 나은 제품이 될 수 있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유럽에서는 3D 프린팅 안창에 대한 정부의 환급금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혁신에 대한 투자를 늘림으로써 3D 프린팅의 효과를 입증한다면, 결과적으로 정부의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생산 기술로서 3D 프린팅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지
많은 기업에서 3D 프린팅을 생산 기술로 활용하고 있는데, 3D 프린팅에 대한 시각을 바꾸려면 대량생산 애플리케이션을 더욱 다양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특히 대기업뿐 아니라 다양한 규모의 기업에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에 3D 프린팅을 활용할 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세대의 제품을 실현하려면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고, 적층제조에 대한 지식과 적층제조를 위한 디자인 지식이 바탕이 될 때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중국의 폴더폰 힌지 개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힌지는 통합 부품으로 설계하고 3D 프린팅으로 제작함으로써 폴더폰의 두께와 생산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올해 수십만 개 단위의 생산체계를 구현했으며, 내년에는 수백만 개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전 세계 제조산업을 선도하는 나라지만, 경제적으로 대량생산이 감소하게 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본다. 대량생산 체계는 환경에 주는 악영향이 크고, 노동집약적이어서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3D 프린팅의 장점을 인식하고, 활용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미래의 새로운 경제 체계에서는 소규모 시장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 기존에 상상하지 못한 새로운 제품의 개발이 중요해질 것이며, 작은 회사가 큰 성공을 거두게 되면 전체 제조 생태계의 선순환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다.
3D 프린팅을 위한 머티리얼라이즈의 핵심 전략은 무엇인지
머티리얼라이즈는 3D 프린팅이 제조의 디지털 스레드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는 세상을 상상한다. 디지털 스레드는 설계부터 제조, 단종에 이르기까지 제품의 수명 주기 전반에 걸쳐 데이터를 통합하는 커뮤니케이션 프레임워크이다. 이 프레임워크 내에서 3D 프린팅은 혁신 기술로서 설계의 유연성을 높이고, 출시 기간을 줄이며, 생산 효율을 개선하고, 지속 가능한 방법을 지원한다.
머티리얼라이즈는 ‘3D 프린팅이 디지털 디자인, 시뮬레이션 및 생산 프로세스와 원활하게 통합됨으로써, 더욱 긴밀히 연결되고 효율적이면서 반응성이 높은 제조 생태계를 만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종합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CO-AM을 통해 다양한 제조 공정을 통합하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자 한다.
머티리얼라이즈의 대표 소프트웨어인 매직스(Magics)는 데이터 및 빌드 준비에 필수이며, 3D 프린팅 워크플로를 최적화하는 다양한 툴을 제공한다. 사용자의 복잡성을 줄이는데 중점을 둔 매직스의 최신 버전은 복잡한 디자인을 만들기 위한 빔 래티스 모듈, 재료 사용량을 줄이고 파트 보호를 개선하기 위한 향상된 네스터 모듈이 포함되는 등,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3D 프린팅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의 비즈니스 성과에 대해 소개한다면
머티리얼라이즈는 새로운 파트너십과 협업을 통해 CO-AM의 기능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특히 HP와의 협약은 HP의 멀티 젯 퓨전 및 메탈 젯 기술을 CO-AM 플랫폼에 통합하여, 3D 프린팅 파트의 효율적이고 고품질의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한다. 이 협력은 산업 표준을 충족하고 최종 사용 파트에 대한 3D 프린팅 채택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머티리얼라이즈는 최근 금속 3D 프린팅의 속도, 품질 및 비용 효율을 높이기 위해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또한 금속 3D 프린팅을 더욱 경제적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빌드 준비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자동화하는 e-Stage for Metal+ 소프트웨어의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항공우주 분야에서는 인증 제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최근 프로포넌트(Proponent) 및 스털링 다이내믹스(Stirling Dynamics)와 제휴하여 인증된 3D 프린팅으로 제작된 항공기 객실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더욱 정확하고 자동화된 툴을 통하여 3D 수술 계획과 환자 치료를 향상시키는 소프트웨어인 Mimics Enlight CMF를 출시했다.
3D 프린팅의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한 비즈니스 계획에 대해 소개한다면
머티리얼라이즈는 3D 프린팅의 진정한 힘이 의미 있는 응용 분야를 식별하고 개발하는 데 있다고 믿는다. 머티리얼라이즈는 기업들이 프로토타이핑과 제품 개발을 빠르게 진행하여 다양한 산업에서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머티리얼라이즈의 혁신은 효과적인 3D 프린팅 솔루션을 통해 가시적인 혜택을 창출하고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머티리얼라이즈는 3D 프린팅의 도입을 가속화하기 위해 복잡성을 줄이고 장벽을 제거하는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머티리얼라이즈의 소프트웨어는 3D 프린팅 프로세스에 인텔리전스를 주입하여 모든 단계에서 추적성과 품질 관리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안정적이고 조화로운 3D 프린팅 생태계를 만들고, 표준을 정의하며, 도입 프로세스를 간소화하여 제조 기업이 비용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3D 프린팅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생산 프로세스를 혁신하며, 혁신과 효율성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 기사 내용은 PDF로도 제공됩니다.
작성일 : 2024-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