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서는 GS건설 본사 취재 내용을 토대로 PreCon 서비스에 대해 전반적으로 설명하였다. 이번 호에서는 GS건설 하나은행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현장에서 실무자들을 취재한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 신경수 : 코스펙빔테크 전무, ccsks2003@naver.com
하나금융그룹통합데이터센터(이하 데이터센터) 합사 사무실을 방문하다
데이터센터는 현재 설계 단계의 PCS(이하 PCS)작업을 진행 중으로 왕십리에 있는 사무실에 합사가 되어 있다. 이곳에는 발주처, CM(한미글로벌), 설계사(삼우), 시공사(GS건설), 시공협력사(중앙알텍, 엑사이엔씨, LG CNS, 우영기건, 동방전자산업, 미동이엔씨), 미국 DPR건설사에 소속된 인력 80여 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합사 사무실(이하 현장)에 들어서니 수 많은 사람들 중에 눈에 띄는 사람은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외국 분이었다. 아마 미국 DPR건설사에서 오신 분인 것 같았다. 국내의 건축설계사무소나 엔지니어링 사무실을 방문하면 50대의 엔지니어가 일하는 것을 보기도 쉽지 않다. 인터넷이나 방송을 통해 외국의 유사 업종 사무실을 보면 60세도 훌쩍 넘은 이들이 일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분을 보며 외국 사무실의 풍경이 떠올랐다.
간혹 턴키 프로젝트의 수주를 위한 합사 사무실을 갈 기회가 있는데, 주로 건설사와 설계사 위주의 인력들로 차 있다. 그러나 이 사무실은 다르고 인력도 더 많다. 분위기도 딱딱하기보다는 부드럽고 훈훈한 느낌이 든다. PCS는 건설 참여자간의 협업과 팀워크가 중요한데, 협업의 분위기가 좋아서 그런가 보다.
인터뷰에 앞서
본격적인 합사 현장 실무자 인터뷰에 앞서 건축 PreCon팀 소속으로 합사 현장 BIM 매니저 업무를 수행하는 윤석진 과장에게 이 프로젝트와 관련된 궁금한 사항을 물어 보았다.
Q : 발주처에게 PCS 작업 방식을 설명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윤석진 : 핵심은 신뢰이다. 신뢰는 결국 돈에 대한 것이다. 발주처는 프로젝트를 맡기는데 들인 돈만큼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는 것이 당연하다. 결국 신뢰가 중요하다. 어떻게 발주처에 신뢰를 줄 것인가? 이를 위해 프로젝트 소요 비용에 대한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는 자료를 제공하였고, PreCon 방식으로 건설사가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발주처에 무슨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상세히 설명하여 신뢰를 얻도록 노력했다.
Q : 건설사는 PCS 사업을 하기 앞서 그만한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정연석 : 발주처가 PCS에 대해 신뢰를 가지도록 GS건설이 지난 몇 년 동안 인력과 인프라 구축에 투자하였고, DPR과 같은 관련 분야 선진 건설사의 컨설팅을 통해 기술과 방법에 대한 컨설팅을 받았다. 또한 PreCon 방식으로 몇 개의 파일럿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있었기에, 이를 토대로 발주처를 설득할 수 있었고 PCS 사업도 진행할 수 있었다. 현재 PCS 사업은 주로 건설 난이도가 높은 데이터센터, 병원 등의 프로젝트에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Q : 현재 GS건설의 PCS 프로젝트 수행 현황은 어떠한가?
윤석진 : 현재 2개의 PCS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이 현장(데이터센터) 이외에 꽤 규모가 있는 청라 드림타워이다. PCS는 시공될 건물에 대한 건설 참여자가 함께 모여 작업해야 하므로 현재 데이터 센터에는 발주처, CM단, 설계사, 시공사(GS건설), 시공협력사의 70~80명 정도가 함께 일하고 있고, 드림타워는 현재 설계 계획 단계로 간삼건축이 작업하는데 곧 건설사 PCS 인력도 참여할 것이다.
Q : 시공사(건설사)가 시공협력사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윤석진 : 기존 국내 건설에서 설계사의 BIM 데이터를 시공에서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BIM이 단지 설계를 위한 설계 데이터로 머물러, 시공에 필요한 정보나 데이터가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BIM 용역사에 의뢰해서 BIM 데이터를 작성해도 한계가 있기에, 직접 시공할 시공협력사의 인력이 BIM 작업을 하도록 하는 것이 건축PreCon팀의 방향이다.
이를 위해서는 설계단계에서 BIM 모델을 제대로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역량 있는 시공협력사를 선별하고, 시공 협력사(기계, 전기, 내장 등)의 정직원으로 8~10년 실무경력을 보유한 실무자들에게 12주 동안 매주 토요일 종일 교육을 시켰다. 일반 BIM 교육은 BIM 소프트웨어의 기능 습득 교육이나 당사가 시킨 교육은 실지 BIM 모델 작성 후 시공 코디네이션에 대한 사항과 BIM에 의한 숍 드로잉을 작성할 수 있도록 교육하였다. 현재 2년에 걸쳐 43명을 교육하였으며, 데이터센터프로젝트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실력이 입증된 인력이 참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윤석진 과장으로부터 PCS에 수행 방식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국내 건설 분야의 효율적인 BIM 활용을 위해서는 시공협력사의 BIM 활용 능력이 중요한데 이는 GS건설뿐만 아니라 타 건설사도 함께 노력하여 제대로 BIM을 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면 좋겠다”고 했던 말이 특히 인상에 남는다.
어쩌면 이러한 취재를 통하여 PreCon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국내 건설 분야의 발전을 함께 모색하는 취지도 있을 것이라 봤을 때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GS건설 직원들에게 물어보다
데이터센터 현장에서는 PreCon서비스의 총괄 책임자부터 각 공종별 담당자를 인터뷰하였다.
바쁜 가운데에서도 취재에 응해준 실무자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GS건설 이동준 부장, PreCon서비스 총괄매니저
■ GS건설 이재순 대리, 전기 분야 담당
■ GS건설 최우영 차장, 기계 분야 담당
■ 동방전자사업 남궁배 부장, 소방 분야 담당
■ 우양기건 박석규 이사, 기계 분야 담당
■ 미동이엔씨 강병권 차장, 전기 분야 담당
생각지도 못한 인원을 취재하게 되어서 당황스러웠지만 본 취재의 의도가 BIM 현장을 방문하여 실무자들의 견해를 그대로 전하는 것이므로, PreCon 작업에 참여하는 각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서 인터뷰하는 것이 본 취재에 부합하는 것이라 필자도 매우 좋았다.
이동준 부장은 이 프로젝트의 PreCon 작업을 전체 관리하는 담당자로 전체의 각 공종에 대한 조율, 진행속도 조절(일정관리), 작업의 방향성, 공종별로 상충된 사항에 대한 조율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Q : PreCon 방식으로 수주한 국내의 최초 프로젝트다. 어떤 어려움이 있었나.
이동준 : 가장 어려웠던 것은 발주처, 건설사, CM을 이해시키는 것이었다. 어느 정도 작업 진행이 되어 건설 참여자들이 확실한 효과에 대한 신뢰를 갖게 하는 것이 프로젝트 성공의 관건이라 본다. 한정된 공기에서 PreCon의 성공적 진행을 위해서는 건설 참여자들이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해야 프로젝트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데 초반에는 각 건설 참여자들이 기존 방식에 익숙하므로 새로운 방식을 받아들이도록 돕는 것이 과제였다.
Q : 건설 참여자의 적극적인 참여 유도를 위해 어떤 방식을 취했는가.
이동준 : 가장 중요한 것은 특히 발주처와 건설사 간의 신뢰이다. 발주처의 입장에서는 공사비용이 중요한데, PreCon 방식에서는 건설사가 공사비용에 대해 솔직하고 명확한 태도로 발주처의 신뢰를 주어야 한다. 발주처는 PreCon 방식이 기존보다 경쟁 입찰 방식이 더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생각하므로 이러한 우려는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쉽지 않을 것이다. 초반에는 발주처의 우려가 커서 일하기 힘들었으나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GS건설의 노력으로 점차 신뢰가 쌓이면서 많이 좋아졌다.
Q : 발주처뿐만 아니라 시공협력사도 낯선 방식에 대한 우려가 있었을 것 같은데.
이동준 : 다행히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회사는 이전에 당사와 파일럿 프로젝트를 한 경험이 있어 어느 정도 신뢰가 쌓인 상태였기에 부담감과 우려는 적어 보인다.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선진국은 왜 이러한 계약방식(IPD)으로 갈 수밖에 없는가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처럼 공사 참여자들이 공사비용 절감을 통해 생긴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계약 방식이 국내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 프로젝트 초기와 비교했을 때 업무 강도는 어떤가.
이동준 : 프로젝트 초기보다 일하기가 많이 좋아졌다. 업무 추진 속도도 빨라졌다. 처음에는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다 보니 불필요한 일도 많았는데 지금은 경험이 쌓이고 체계가 잡혀 훨씬 진행이 수월해졌다.
PreCon 방식은 건설 참여자 간의 신뢰가 중요하다. 시공협력사의 경우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PreCon 방식으로 일하면서 경험이 쌓이면 점차 문제가 없겠지만 각기 다른 발주처와 일해야 하는 건설사의 특성 상 발주처와 PreCon 방식에 의한 신뢰를 쌓아가는 것은 이러한 방식이 건설이 어느 정도 정착될 때까지는 앞으로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보인다.
발주처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방식의 건설방식이 처음이므로 더욱 긴장하는 면도 있을 것 같다. 모든 비즈니스에서 그러하듯이 처음 경험자들의 입소문이 중요하다. GS건설이 특히 이 프로젝트의 발주처와 유사 업종을 하는 다른 발주처의 건설을 한다면 아마 지금보다는 좀 수월하게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야 할 것이다.
이재순 대리는 GS건설의 건축PreCon팀 소속으로 현장에서 전기 설비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PreCon 기술을 적용했던 파르나스 호텔 프로젝트에서 BIM 업무를 수행했던 경험이 있다. 합사 사무실은 공종별(건축, 토목, 기계, 전기 등) 클러스터미팅을 통하여 설계/시공성 검토, 원가 관리, VE 항목 도출 등 프로젝트의 품질 향상을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최우영 차장은 현장 경험이 풍부한 기계설비 엔지니어로 하나금융그룹 통합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기계설비 분야를 담당하고 있으며 BIM 적용 파일럿 현장에서 새로운 방식의 업무를 적용하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거치고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참고로 클러스터(cluster)는 ‘비슷한 업종의 다른 기능을 하는 관련 기업, 기관들이 일정 지역에 모여 있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상호 작용을 통하여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창출할 수 있도록 기업, 대학, 연구소 따위를 모아 놓은 지역’ 을 의미한다.
Q : 공종별 클러스터 모임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가.
이재순 : 1주일에 2번씩 정기적으로 클러스터 모임을 갖고 있다. 클러스터 모임은 발주처, 설계사, CM사, 시공사(건설사), 시공협력사가 함께 모여 설계, 시공성, 원가 절감 방안들을 협의하고,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항을 정리하여 통합 설계회의에 상정하여 최종 의사결정을 요청하고 있다. 정리된 자료는 문서화하여 전체 회의에 사용된다.
Q : 클러스터의 작업 절차는 어떻게 되나?
이재순 : 각 설계단계에서 작성된 설계 자료(도면, 시방서 등)를 받아 3D 모델링과 함께 사전 검토를 하고, 이를 클러스터 미팅에서 각 구성원들의 경험과 사례를 반영하여 설계 개선사항 및 시공성을 검토한 뒤 불필요한 사항을 제거하여 최종 설계 결과물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
Q : 클러스터에서 구성원들과의 미팅에 대한 어려움은 없는가.
이재순 : 클러스터 미팅에서의 큰 어려움은 없다. 클러스터 구성원들은 각기 다른 회사와 입장에서 클러스터 미팅에 참여하지만 모두들 ‘성공적인 최종 결과물을 함께 만들어간다’는 목적을 갖고 있기에 미팅에 매우 적극적이고 검토할 안건에 대하여 관심이 많다.
최우영 : 처음 해 보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2~3개월은 걸린 것 같다. 처음에는 BIM에 의한 의사결정이 무슨 효과가 있었을까 의문도 가졌으나, 실제로 해 보니 확실한 효과가 있는 것 같다.
Q : 동종 업무를 하는 구성원이기에 협의가 잘 될 것 같은데.
최우영 : 계약관계로 보면 건설 참여자 간의 갑을 관계이나 클러스터에는 발주처, CM사, 설계사, 시공사, 협력업체, 미국회사(DPR)의 참여자들은 동등한 위치에서 원가 절감과 같은 동일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일을 하므로 큰 어려움 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
BIM을 활용할 경우 BIM의 시각화로 인해 건설참여자간의 의사결정을 하는데 기존 방식(2D)보다는 훨씬 용이하다. 클러스터의 경우 관련(동종) 분야 건설참여자들이 한 공간에서 같이 일하므로 업무 협의와 의사 결정이 훨씬 신속하다. BIM은 이러한 형태의 업무를 할 수 있는 핵심적인 인프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이상적인 업무 처리나 프로젝트 수행도 그러한 것을 시행할 수 있는 방법(도구)가 없으면 제대로 이뤄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이재순 : 클러스터에서 의사 결정은 구성원들이 클러스터 회의실에서 대형 모니터를 통해 직접 BIM 데이터로 가상 시공 검토를 해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한다.
Q :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끝나고 기존 방식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불편할 것 같은데.
최우영 : 불편할 것 같긴 한데, 회사 직원으로서 어쩔 수 없이 그 방식에 맞게 업무를 수행할 것이다.
Q : 남들이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소감은.
최우영 : GS건설도 처음 해 보는 방식이지만 가장 진보된 방식이라 생각한다. GS건설 참여 직원도 처음 시작했을 때 의구심이 있었지만 이제 긍정적으로 변했다. 참여자들은 이 프로젝트의 최종적인 명확한 성과목표라 할 수 있는 원가절감, 재시공(오시공) 저하, 발주처 만족을 통해 이 프로젝트의 성과 달성, 그리고 다음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는 신뢰도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Q : 이 프로젝트에 대해 친구나 동료들이 물어보지는 않는가.
최우영 : 친구나 동료들과 이야기하면 ‘BIM 없이도 2D로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묻는다. 물론 2D로도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지만 BIM의 시각적 효과로 인해 보다 쉽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발주처에서도 이해가 쉽다. 의사 결정이 빨라지는 것이 무엇보다 일을 처리하는데 가장 큰 장점이다.
시공협력사들에게 물어보다
PreCon 방식에서는 설계단계에서부터 시공에 활용되는 도면을 작성해야 하므로 이를 시공하는 시공협력사의 참여와 역할이 중요하다. 사무실에는 전기, 기계의 설비 시공을 담당할 시공협력사에서 파견된 작업자들이 모여서 일을 하고 있다.
남궁배 부장은 동방전자산업에서 이 프로젝트를 위해 파견되어 소방관련 모델 작성과 도면을 만들고 있다. 박석규 이사는 우양기건 소속으로 공조, 위생 설비를 담당하고 있다. 두 분은 파르나스타워 현장에서 BIM 작업을 한 경험이 있는 분으로, 이 프로젝트의 다른 참여자들에게 BIM 소프트웨어 교육을 진행하였다고 한다. 미동이엔씨의 강병권 차장은 전기 모델 및 숍 드로잉을 담당하고 있다.
Q : 시공협력사의 BIM 교육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최우영 : 현재 작업 중인 설비 모델러는 10명이 된다. 모두들 관련 분야 숍 경력이 8년이 넘는 분들로 지난 6개월 동안 한국씨아이엠의 BIM 교육장을 빌려서 주말마다 교육했다. 두 분(남궁배, 박석규)이 교육을 진행했다. 교육도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기능도 있지만 실지 실무에서의 작성 시 고려할 실무적인 사항도 함께 교육했다.
PreCon을 위해서는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의 참여가 중요하다. BIM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것은 교육하면 되지만 실무에서의 경험과 기술 능력을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아직 국내에 숍 드로잉을 하고 BIM 소프트웨어를 다루며, 실무 경험을 한 분들을 많지 않은데 이러한 교육을 통해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교육 방식도 실무자가 담당하여 BIM 소프트웨어에 대한 교육과 더불어 실무 활용을 가르치는 것은 바람직한 것 같다. 이러한 사항은 건축, 구조는 별 문제가 되지 않으나 특히 건축설비는 매주 적합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Q : 현장에서의 작업 경험이 있어 프로젝트 진행이 더욱 수월할 것 같은데.
남궁배 : 아무래도 파르나스타워 프로젝트를 통해 BIM으로 작업한 경험이 있다 보니 이전보다 BIM이 편해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Q : 시공협력사 입장에서 볼 때 PreCon 방식이 이전 방식보다 도움이 되는가.
남궁배 :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공사 금액의 예측이 쉽고, 시공을 하는데 있어서 BIM을 통해서 가상 시공을 함으로써 수정작업을 줄일 수 있어 예전 방식보다 나아진 방식이라 본다.
박석규 : 이 프로젝트를 위해 생긴 임시 조직으로 설계팀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여기서는 조직 관리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대부분 전문시공업체의 경우 설계관련 조직이 별로 없고, 프리랜서의 인력을 활용하는데 앞으로 이러한 점이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Q : 건설사의 입장에서는 이미 검증된 시공협력사와 일을 하려고 할 것 같다. 이에 대한 시공협력사의 비전과 입장은 어떠한가.
박석규 : 우양기건의 경영진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하여 인식이 많이 변화한 것 같다. BIM을 하려면 많은 비용이 투자되어 1인당 약 1500만원의 투자가 발생하는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이러한 방식으로 시공에 참여하는 것이 늘어날 것으로 고려하여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Q : 이러한 시공 방식은 아직 익숙하지 않고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해서 시공협력사도 따라가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박석규 : 아무래도 시공 협력사의 규모가 작으면 참여할 기회도 적고, 투자나 인력 문제로 쉽지 않을 것 같다. 한편으로는 숍 드로잉 작업자의 위상이 커지는 것 같다. 예전 2D의 경우 숍 드로잉이 있어도 시공 현장에서의 작업자들이 도면에 의한 시공에 소홀하였으나, BIM 모델에 의해 생성된 숍 드로잉의 경우는 보다 정확한 시공이 필요하므로 BIM에 의해서 작성된 숍 드로잉대로 시공해야 한다. 그만큼 숍 드로잉 작성자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Q : 사용하는 BIM 소프트웨어는 무엇인가.
정연석 : AutoCAD MEP로 작업한다. 건축은 레빗으로 하고, 기존의 오토캐드로 숍 드로잉을 했던 이들도 기존의 숍 작업자들은 오토캐드에 익숙하므로 AutoCAD MEP가 작업하는데 편리하다.
AutoCAD MEP를 사용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BIM 모델 작성을 레빗으로 작업하면 편리한 것도 있으나 PreCon 프로젝트에서는 곤란한 것도 있다. 예를 들어 발주처에 BIM 데이터를 제공할 경우 발주처에도 이를 보려면 레빗 소프트웨어가 있어야 하는데, AutoCAD MEP를 사용하면 발주처도 오토캐드가 있으므로 경제적이다. 더불어 사용방법이 달라 별도로 배워야 하는 부담도 없다.
실무자의 입장에서 보면 레빗은 DWG로 내보내어 도면 작업을 할 경우 추가적인 작업도 많으나 AutoCAD MEP는 그럴 필요가 없다.
프로젝트 특성에 따라 건축설비에 레빗 또는 AutoCAD MEP를 사용하는 것이 다르다. BIM으로부터 도면을 생성할 시, 설비의 경우 Revit MEP를 사용하면 도면화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후 조사를 통해서 AutoCAD MEP를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하여 이를 사용하고 있다. 레빗 사용자보다 AutoCAD MEP 사용자가 적어 인력 수급에 어려움이 있으나, 모델에 의한 도면화를 고려한다면 설비에서는 교육해서라도 AutoCAD MEP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Q : 전기 쪽에서의 BIM 작업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강병권 : 보이지 않는 부분은 하지 않고 주로 노출되는 부위, 예를 들면 케이블이나 트레이 등을 BIM으로 작업한다.
Q : 설비에서 간섭은 기계와 전기에서 많이 일어난다. 이에 대한 코디네이션은 어떠한가.
박석규 : 같은 사무실의 공간에 있다 보니 서로 신속히 협의할 수 있어 공종 간의 조정이 잘 된다. 문제나 어려움이 거의 없다.
강병권 : BIM으로 작업하니 공종 간의 문제점 발견과 해결이 쉽고, 특히 함께 일하므로 상대방과 본인의 입장을 고려하여 합리적 조정을 통해 신속히 해결해 나가고 있다. 예전 방식보다는 훨씬 좋은 것 같다.
Q : 설비 참여사는 설계단계 이후에도 시공에 참여하는가.
박석규 : 아마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우선 발주처에서 원하는 원가 목표에 근접할 수 있도록 BIM을 활용한 적절한 제안과 원가 절감 활동을 하여 발주처가 OK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공협력사도 적절한 시공비가 책정되면 당연히 할 것이다.
Q : PreCon을 통해 실제 시공 상의 문제들이 줄어들 것으로 보는가.
박석규 : 실제 시공 현장에서 오프닝이나 건축적인 문제들로 인한 어려움이 설계 단계에서 해결된다. 아무래도 시공상에서 발생되는 문제가 많이 감소하고, 시공도 용이해질 것 같다.
Q :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소감이나 바람이 있다면.
최우영 : GS건설은 경상대 병원, 파르나스호텔, 파주 LCD 공장의 3개의 파일럿 프로젝트 경험을 통해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많은 노하우를 습득했다. 그리고 이번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는 최적화된 방식을 활용하는데, 실무자로서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아마 타 건설업체들이 벤치마킹을 하더라도 경험이 부족하여 쉽게 따라오지 못할 것이리라 생각한다. 또한 PreCon 방식의 건설이 발주처의 좋은 평가를 받으면 앞으로 더욱 확대되지 않을까 한다.
이재순 : 그간 BIM에 의한 작업과 파르나스호텔 등의 PreCon 방식의 파일럿 프로젝트를 경험하였으나, 명확하게 PreCon 방식으로 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하여 회사의 위상이 높아졌으면 한다.
설계사 직원에게 물어보다
이후 설계사인 삼우설계 이지협 대리와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이지협 대리는 건축설계와 관련하여 디자인, 설계, BIM 모델링, 업무협의, 인허가 등 다양한 업무를 한다. 현재 이 프로젝트는 설계 단계이므로 아무래도 설계사 직원들이 가장 바쁠 수밖에 없을 것이다.
Q : 설계에 있어 기존 방식과 PreCon 방식 간의 차이점은 어떠한가.
이지협 : 기존 2D 방식의 건축설계만 했을 때는 나름대로 위험성과 착오를 하는 예상을 하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놓치는 부분이 많았다. PCS와 같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서 BIM을 통해 시공협력사의 숍 드로잉 담당자와 협의하면서 진행하므로 설계에서 문제점 파악이 용이하고, 결론적으로 설계품질이 높아지는 것을 느낀다.
Q : 설계자의 입장에서 기존 설계 방식과 PreCon 방식의 장단점은.
이지협 : 기존은 설계와 시공이 별개이므로 시공과의 벽이 있어 시공을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PreCon 방식을 통해 시공을 더욱 이해하고 그 벽이 조금은 허물어진 것 같다. 6년간 설계를 해 오면서 아무리 많은 프로젝트를 하더라도 같은 방식으로 했지만, PreCon에서는 직접 설비나 시공자들과 협업하기 때문에 배우고 경험하는 것이 많다. BIM으로 작업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Q : 일하는데 있어서 어려운 것은 있는가?
이지협 : 초기에는 낯설었기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평소에 하는 것처럼 하면 되는 것 같다. 설계를 별도로 작업하면 독단에 빠질 수 있으나, 전 공종이 한 공간에 모여서 작업하다 보니 시공 사항을 이해하게 되는 도움을 받고, 또 도움을 줄 수 있어 좋다.
건축설계는 설계할 경우 각 공종별 사항이 반영되어 해결 방안을 모색할 것도 많으므로 자연히 일이 많다. 기존에는 설계를 마친 후에서 시공단계에 가면 설계와 시공의 괴리가 있어 시공 개선 사항이 많은 경우 공사 수행 리스크가 높아져 재시공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PreCon에서의 설계는 이 부분을 미리 반영하므로 이전 방식에 비해 시공 단계의 보완 사항의 90%는 이미 해결된 것 같다. 처음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일이 많지만 결국 설계사나 시공사도 서로 좋을 것 같다.
Q :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소감은.
이지협 : 발주처를 비롯해 건설참여자들이 함께 모여 일하는 방식이라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이제는 친해져서 일하기 괜찮다. 특히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물어보고 답해주는 방식으로 일해서 좋다. 이 프로젝트가 끝나고 기존의 방식으로 돌아가면 설계 작업이 힘들지도 모르겠다.
인터뷰를 마치며
취재를 준비를 하면서 우려했던 것은 이 프로젝트 참여자가 아무리 발전적이고 합리적이며 좋은 방식이라 하더라도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프로젝트 실무자들과 인터뷰를 하다 보니 이러한 생각은 기우였음을 느꼈다.
실무자들 모두가 PreCon 방식에 대해 많은 관심과 노력, 만족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사실 기존의 DBB(Design Bid Build, 설계시공 분리 발주-설계 후 시공)에서 건설 참여자들은 나름대로 불만이 많았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건설업계 종사자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건설에 참여하는 각 회사들은 많은 경제적 이익을 남겨야 좋겠지만, 한편으로는 건설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시공도 고려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PreCon 방식은 건설이 발주처와 건설참여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을 지향할 테지만, 한편으로는 건설참여자들이 보다 원활하고 효율적으로 일하며, 건설 정보의 공유로 일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간다면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라고 본다.
마지막으로 PreCon팀의 전체 회의를 잠깐 보았다. 회의 참석자는 발주처, CM단, 설계사, 시공사, 시공협력사이고, 회의에 참석한 인원을 세어 보니 27명이나 된다. BIM에 의해 작성된 데이터를 갖고 이슈사항에 대해 회의를 진행하면서 다 함께 해결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취재를 마치면서
필자는 BIM 용역을 하는 사업을 하면서 ‘BIM의 진정한 가치는 부분적인 BIM 소프트웨어의 활용성이 아니라 건설 프로세스 혁신의 기반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배우게 되었다. 지금의 비효율적이고 고착화된 건설 프로세스로 인해 BIM 활용성도 새로운 진화나 혁신 없이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BIM은 하나의 IT 기술이라 할 수 있다. IT의 기술의 대명사인 스마트폰이 우리의 일상 생활과 산업 생태계를 크게 변화시키는 것처럼 BIM 또한 건설 생태계를 크게 변화시키리라 본다.
필자는 지난 3~4년간 목조주택에 대한 관심을 가지면서 주택을 짓는 집 주인의 마음을 헤아리게 되었다. 만약 필자나 여러분이 집을 짓고자 한다면 어떠한 건설업자를 만나고 싶어 할까? 당연히 적정한 가격에 품질이 좋은 집을 제때에 지어주는 사람일 것이다. 건설업자에게 적절한 수고 대가를 주더라도 집을 잘 지어주었으면 하는데, 혹시나 바가지를 씌우거나 시공도 엉터리로 하고 집을 짓는 과정에 이런 저런 요구로 골치를 썩이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은 대부분 집을 짓고자 하는 건축주의 우려일 것이다.
만약 GS건설의 PCS를 집 짓는데 적용하면 어떠할까? 건축주의 예산 내에서 적합한 설계와 시공방법의 선정과 합리적인 마감자재를 선택하도록 하고, 이에 소요되는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다. 그렇게 일해 주는 건설사라 하면 당연히 시공도 부탁하고, 건설업체도 기대에 부응하는 시공을 하리라 본다. 그리하면 건축주도 만족하고, 건설업자도 적정한 이윤이 생겨서 만족하고, 다른 건설참여자도 마찬가지이다. 실지 그렇게 집을 지어 주는 건설업자도 있다.
결국 주택을 짓는 데에 대한 건축주의 바람은 큰 건물의 건설을 위한 발주처의 마음과 다를 것이 없다. 이렇게 되려면 기존의 문제가 되었던 건설 방식으로 개선과 변화가 필요함을 자명한 일이다.
이번 취재를 통하여 국내에도 발전적인 건설방식이 도입되는 것을 보면 반갑다. 앞으로도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황소처럼 우직하고 끈기 있게 가노라면’ 언젠가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국내 건설문화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으면 한다.
비록 이번 취재가 BIM과 관련된 취재는 미흡했으나 PCS나 PreCon는 사실상 BIM 기술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므로 필자에게 그리고 이 글을 읽은 독자에게도 유익한 취재였다 생각된다. BIM 기술에 기반한 PCS나 PreCon의 사업이나 업무가 잘 된다는 것은 그 만큼 BIM을 잘 활용한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글을 마무리하다 문득 이전에 본 영화 인터스텔라의 상징적 구절이 생각난다.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래왔듯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해결하여 비전의 실현이 진일보되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본 취재에 협조해 주신 GS건설 건축PreCon팀 취재 협조자 및 데이터센터 실무자 여러분께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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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수 ccsks2003@naver.com
출처 : CAD&Graphics 2015년 07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