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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 그리고 가상현실과 디지털 트윈
2020-11-30 14,316 23

디지털 지식전문가 조형식의 지식마당

 

십여 년 전부터 시작했던 CAE(Computer Aided Engineering) 해석 시뮬레이션과 최근 디지털 트윈까지의 철학적 근거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의 ‘시뮬라시옹(Simulation)’을 읽은 적이 있다. 철학적 내용은 엔지니어링이라기보다는 인간의 욕구와 가치를 설명하는 것이었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영화 ‘매트릭스’의 처음 한 장면에 장 보드리야르의 저서인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이 나오며 매트릭스가 이 책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을 암시했지만, 막상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영화 ‘매트릭스’가 자신의 사상과 관련이 없고 자신의 사상을 잘못 이해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매트릭스’ 1편에서 주인공인 토머스 앤더슨은 낮에는 소프트웨어 회사의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밤에는 해커 ‘네오’로 이중생활을 한다. 네오가 초이에게 불법 소프트웨어를 건네 줄 때, 두꺼운 표지의 녹색 책이 장 보드리야르의 유명한 저서이다.

 


그림 1. 영화 ‘매트릭스’의 한 장면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고 혹시 현재 우리가 사는 세계가 실재의 세상이 아닌 시뮬레이션된 세상이 아닐까 상상해본 적이 있다. 최근에 어떤 천문학자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 우주의 시공간도 실체가 아닌 시뮬레이션의 이미지일지도 모른다고 대담한 주장을 하고 있다.

대중들에게 실재는 중요하지 않다. 시뮬라크르의 이미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시뮬라크르(simulacre)는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처럼, 때로는 존재하는 것보다 더 생생하게 인식되는 것들을 말한다.

이제 사람들은 실체인 바나나보다는 바나나가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가짜 바나나 우유인 시뮬라크르에 열광한다. 사람들은 이제 실체보다 이미지에 더 반응한다. 일반 만년필의 시장은 정지되어 있지만 펜촉에 ‘어린 왕자’의 이미지를 새기면 엄청나게 비싸게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다. 실제 상황에서 몽블랑 만년필과 어린 왕자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 그러나 어린 왕자의 이미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만년필 속의 어린 왕자를 보고 시뮬라크르에 열광한다. 이 만년필을 소유하면 저자인 생텍쥐페리(Saint-Exupery)와 보다 연결된 느낌을 가진다. 이제는 그가 만든 어린 왕자의 이미지는 생텍쥐페리보다 더 강해져 있다. 그리고 그 이미지를 우리는 소비하고 있다.

 


그림 2. 몽블랑의 어린 왕자 만년필

 

과거 대부분의 인간 역사는 이러한 가짜로, 또 스토리텔링으로 각색되어 왔다. 현실보다는 가상의 실체가 더 환상적이고 만족감을 더 줄 수 있다. 사람들이 소설이라는 것을 만들고 영화라는 것을 만들면서 더욱 가상현실인 시뮬라시옹을 구체화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욕망은 컴퓨터와 디지털 영상편집의 발전으로 모든 분야에 영향을 주고 있다. 수십년 전에는 단지 엔지니어링의 해석 결과를 시각화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이제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까지 오고 있다.

디지털 트윈의 세상은 엔지니어들이 가장 꿈꾸는 세상일지도 모른다. 과거에 엔지니어들은 복잡한 수학적 이론과 수식을 사용해서 수학적 모델을 만들고, 비싸고 저성능의 대형 컴퓨터에 며칠동안 돌려서 제한적인 CAE 해석 결과를 만들었다. 그러나 점점 CAE 분야는 다양한 분야의 시뮬레이션과 디지털 트윈의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발전 중인 인공지능 기술까지 접목된다면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지평을 갈 수 있다. CAE 해석 분야에서 시뮬레이션의 가치는 계산에서 시각화 그리고 미래 예측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러므로 CAE 엔지니어는 이제는 계산 방법이나 공학적 지식에서 스토리텔링(story telling)의 종합적 사고 방식이 필요하다.

 


그림 3. 디지털 3D 영상과 디지털 트윈

 

그러나 현대 세계에서는 시뮬라크르 중독 현상의 부작용이 찾아올 수도 있다. 지난 수만 년동안 인간은 실재(physical) 세계에 살고 있었다. 이제는 너무 많은 다중 세계에서 살아가야 하며 혼란스러운 지배 세계가 존재할 수 있다. 실재 세계(physical world), 가상 세계(virtual world), 인조계(artificial world), 모의 세계(simulation world), 디지털 트윈 세계(digital twin world) 등 다중 세계 속에서 어떤 세계는 어떤 사람들에게 더 강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에 보여지는 사회문제에서도 대중들이 실재와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가짜 이미지인 시뮬라크르에 집착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가짜 이미지가 실재를 지배하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이미 우리는 인공 조미료에 익숙하고, 우리가 원하는 가상 스토리 텔링에 감동하고, 인공지능에 열광하고, 복제된 시뮬레이션 일상에 살고 있다.

 


그림 4. 디지털 트윈의 소통

 

만약 디지털 트윈들이 자신의 디지털 세계에서 디지털 지능을 가지고 서로 소통을 하는 날이 온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해 본다. 또한 모사된 세계인 시뮬라시옹이 다시 모사를 하는 실재보다 더 실재같은 하이퍼 리얼리티(극실재)의 시대가 일상이 되는 세계가 오고 있다. 그런 세상은 현재의 4차 산업혁명이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스마트 공장이 단지 작은 사건에 지나지 않게 할 것이다. 2020년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시작해서 팬데믹으로 끝나고 있다. 내년에도 우리의 생존 전략은 불확실하지만, 새롭게 연결된 시뮬레시옹의 세계는 계속될 것이다.


 

조형식

항공 유체해석(CFD) 엔지니어로 출발하여 프로젝트 관리자 및 컨설턴트를 걸쳐서 디지털 지식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디지털지식연구소 대표와 인더스트리 4.0, MES 강의, 캐드앤그래픽스 CNG 지식교육 방송 사회자 및 컬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보잉, 삼성항공우주연구소, 한국항공(KAI), 지멘스에서 근무했다. 저서로는 ‘PLM 지식’, ‘서비스공학’, ‘스마트 엔지니어링’, ‘MES’, ‘인더스트리 4.0’ 등이 있다.

 

 

기사 내용은 PDF로도 제공됩니다.

조형식 hyongsikcho@korea.com


출처 : 캐드앤그래픽스 2020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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